나는 자연인이다 뿌리 깊은 나무처럼 자연인 최성규 571회

뿌리 깊은 나무처럼 자연인 최성규

이번주 9월13일 나는 자연인이다 571회에서는 뿌리 깊은 나무처럼 자연인 최성규씨를 소개합니다. 무더위 속에 수시로 내린 비 때문에, 온 산이 눅눅하고 공기마저 무겁습니다. 한 발짝 내딛기도 힘든 산길. 하지만 지게를 악기 삼아 장단까지 맞추며 가뿐하게 산길을 오르내리는 사람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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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산에서 생활한 지 올해로 27년 차, 자연인 최성규(67) 씨입니다. 오랜 세월 체득한 경험치와 노하우 덕분에 이 산골만큼 자유로운 곳이 없다는 그는, 산에서 충분히 자급자족할 수 있는 베테랑입니다. 하지만, 수시로 산 너머에 있는 마을로 향한다는데 그에겐 어떤 사연이 있습니다.

 

 

그는 전통 가구를 만드는 사업을 했습니다. 규모는 크지 않았지만, 입소문이 날 정도로 실력이 좋았던 덕에 사업은 순탄하기만 했습니다. 부지런하고 유쾌한 성격을 가진 젊은 사업가. 중매 서겠다는 사람이 줄을 섰던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는 결혼을 망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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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찍 아버지를 여읜 6남매의 장남이자 가장이었던 그에겐, 따로 가정을 꾸릴 마음의 여유가 없었던 것입니다. 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당시 막내는 너무 어렸고 시골에서 홀로 농사를 짓는 어머니는 연약해 보이기만 했습니다. 가족에 대한 책임감으로 결혼을 차일피일 미루던 그때, 생각지 못한 위기가 닥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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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 외환위기. 사업을 정리하는 것만이 유일한 방법이었던 그때, 처자식이 없는 것이 오히려 다행이라 여기며 고향으로 돌아갔다는 자연인입니다. 빈손으로 떠났던 고향에 다시 빈손으로 돌아가는 심정은 이루 말할 수 없었지만, 그래도 어머니 곁을 지킬 수 있어 다행이라 여긴 것도 사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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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어머니와 함께 산 지 3년 만에 그는 다시 이삿짐을 쌉니다. 아무리 마음을 다잡으려 해도, 사업도, 결혼도, 그 무엇도 성공하지 못했다는 실패감이 그를 괴롭혔습니다. 자꾸만 위축되는 자신을 다시 일으키기 위해 아무도 없는 곳을 찾았다는 자연인. 그가 떠올린 새로운 보금자리는 아버지가 물려주신 산속의 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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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중에 컨테이너 하나. 그곳에서 오롯이 혼자가 된 나이 마흔. 도무지 삶의 목표를 찾을 수 없었던 그때, 유일하게 그가 건재함을 느낄 수 있는 것들이 있었습니다. 아버지의 농사를 도우며 익힌 자연에 대한 감각과 아직도 든든한 존재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는 동생들의 응원. 그래서 그는 삶의 항로를 수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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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그 자리를 지키면서 모든 것을 내어주는 나무처럼, 사랑하는 어머니와 형제들에게 든든한 존재가 되는 것. 그렇게 그는 27년째 그 자리에 뿌리를 내리고 있습니다. 이곳에서 심고 가꾼 약초와 먹을거리를 산 너머에 있는 어머니와 이따금 고향을 찾는 형제들에게 나눠 건네며 삶의 낙을 찾았다고 하는데 작지만 강한 사나이 자연인 최성규 씨의 이야기는 2023년 9월 13일 나는 자연인이다에서 만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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