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한 바퀴 목포진 만호동2번지 한옥 부부

동네 한 바퀴 목포진 아래 유일한 한옥에 사는 부부

목포는 한반도의 남서쪽 끝자락에 자리 잡은 도시로, 오랜 역사와 다채로운 문화를 품고 있다. 그 역사의 시작을 알리는 곳이 바로 목포진이다. 조선시대 수군이 주둔했던 목포진은 국방 요충지로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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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1895년, 조선의 개항과 함께 폐지되었고, 오랜 세월 잊혀져 가다가 2014년이 되어서야 '목포진 역사공원'으로 복원되었다. 이곳을 방문하면 과거 목포의 군사적 중요성과 함께, 조선 후기 해양 방어의 흔적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목포는 1897년, 일제에 의해 개항되면서 근대사의 격변을 온몸으로 겪어야 했다. 개항 이후, 도시는 일본인이 거주하는 조계지와 조선인이 사는 지역으로 나뉘었다. 일본 조계지 내에서도 조선인이 거주할 수 있는 조차지가 존재했는데, 그중 하나가 바로 만호동 2번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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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조선인과 일본인이 뒤섞여 살았던 곳으로, 당시의 시대상을 엿볼 수 있는 중요한 공간이었다. 1910년 한일병합조약이 체결되면서 조계지의 구분은 사라졌으나, 목포의 많은 땅들이 일본인의 손에 넘어갔다. 다행히도, 이 와중에 진도 출신의 한참사라는 사람이 만호동 2번지의 한 땅을 매입해 한옥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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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당시 일본식 건축물이 주류를 이루던 시대적 상황에서 매우 이례적인 일이었다. 일본식 가옥과 서양식 건물이 대거 들어선 조계지 한복판에 우뚝 자리한 한옥은 조선인의 자존심과도 같은 존재였다. 세월이 흐르며 이 한옥도 여러 차례 주인이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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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사의 손자가 이 집을 지키다가, 어느 부부에게 매각하게 되었다. 흥미로운 점은 이 부부가 처음부터 한옥을 사려던 것은 아니었다는 것이다. 특히 아내는 낡고 허름한 외관을 보고 반대했지만, 남편은 한옥의 가치와 가능성을 알아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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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부부는 각서를 쓰면서까지 이 집을 구입했고, 마침내 새로운 삶의 터전으로 삼았다. 처음 입주했을 때 집은 폐가처럼 방치된 상태였다. 비바람에 노출되어 기와가 떨어지고, 내부는 습기와 먼지로 가득했다. 하지만 남편은 이 집의 아름다움을 되살리고 싶었고, 아내도 점차 그의 뜻에 공감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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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는 직접 벽을 수리하고, 기와를 교체하며, 낡은 나무 기둥을 손질했다. 한옥의 구조를 유지하면서도 현대적인 편의성을 더하는 방식으로 집을 개조해 나갔다. 이제는 아내 역시 한옥의 매력을 깊이 느끼고 있다. 부부는 집 안팎을 손수 가꾸며, 텃밭도 일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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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당 한편에는 계절마다 다른 꽃이 피고, 작은 채소밭에서는 싱싱한 채소들이 자란다. 이곳에서 부부는 도시의 번잡함에서 벗어나 한옥이 주는 아늑함과 평온함을 즐긴다. 역사의 흐름 속에서 변화를 거듭하며도 끝까지 자리를 지켜온 이 한옥은, 이제 새로운 주인들의 애정 어린 손길로 다시 태어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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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한 건축물이 아니라, 시간과 기억이 켜켜이 쌓인 공간으로서의 가치를 지닌 이곳은 목포의 근대사와 함께 살아 숨 쉬는 중요한 유산이 되었다. 앞으로도 이 한옥이 그 아름다움을 간직한 채, 많은 사람들에게 목포의 역사를 알리는 공간으로 남아주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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