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노라면 90세 백발엄마가 지리산으로 간 까닭은?

사노라면 90세 백발 엄마가 지리산으로 간 까닭은?

90세 백발 엄마의 지리산행 충남 당진으로 사는 아흔 살 엄마,김계익 씨.지난해10월,치매에 걸린 남편을 떠나 보낸 후 매일같이 밭일에 매달리고 있다. 26살에 당진 출신의 남편을 만나1남3녀를 낳으며 함께 산 세월이64년.오래산 정 때문인지 남편만 떠올리면 그리움에 눈물이 쏟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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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자신이 떠날 차례.올해로 벌써 아흔이 됐으니 살만큼 살았다 싶다.기력도 날이 갈수록 떨어지는데,남원 지리산 자락에서 혼자 사는 큰 딸,은경(61)씨가 눈에 밟힌다.

 

 

 

기운있을 때는 수시로 큰딸 집에 내려가 집도 고쳐주고,마당과 텃밭도 돌봐줬던 엄마.이젠 멀미가 심해져 차타는 것조차 버겁다.그래도 아직 힘이 남아있을 때,큰딸 집에 다녀오자 싶은 엄마.지리산으로 향하는 여정을 떠난다.당진에서3시간을 달려 도착한 큰딸 집.무려4년만의 방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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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상봉한 모녀.함께 시장을 둘러보고,아궁이에 고구마를 구워 먹으며 추억을 쌓는데….어쩌면 마지막이 될지 모르는 큰딸 집의 방문.엄마의 마음은 더욱 애틋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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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생 실패자’였던 딸의 홀로서기

사실 큰딸 은경 씨는 엄마 계익 씨에게 아픈 손가락.인생의 부침이 많은 딸이기 때문이다. 4남매 중 맏딸로 태어나 평생 소설가를 꿈꿨던 딸.대학 졸업 후 결혼해 남편을 따라 미국이민을 떠나 세 아이를 낳았다.그러나10년 만에 막 내린 결혼 생활.부모님이 충격을 받을까 걱정돼3년간 이혼 사실도 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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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는 못난 자식이 되고 싶지 않았던 은경 씨.꿈을 이루기 위해30년 동안 낮에는 육체노동으로 생계를 꾸리고,밤에는 소설을 쓰며 신춘문예에 도전했다.그러나32번의 연이은 낙방.결혼 생활도,평생의 꿈도 모두 실패하자 자신을'인생의 실패자'라고 낙인찍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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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 훌쩍 떠난71일간의 아이슬란드 배낭여행.실패를 찬양하는 그곳에서 다시 살아갈 원동력을 얻었고,지리산 자락의 한옥을 구해 민박집을 시작했다.결국 홀로서기에 성공해 씩씩하게 살아가는 딸.엄마는 고맙고도 대견한 마음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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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의 폭탄선언!떠나고 싶어요

6년째 지리산에서 한옥 민박을 운영하며 활력을 되찾은 은경 씨.그런데 지난해,갑작스러운 사고로36살 아들을 하늘로 떠나보냈다.그 뒤로 삶의 의욕을 잃은 딸.사실 엄마가 힘들게 지리산에 내려온 것도 그런 딸을 위로하기 위해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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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앞에선 애써 밝고 담담한 척하지만,엄마가 어찌 자식 속내를 어찌 모를까.부디 세월이 약이 되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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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모든 걸 정리하고 훌쩍 떠나고 싶다는 딸의 폭탄선언.딸의 아픔을 이해하는 엄마는 차마 말릴 수가 없는데….과연90세 엄마는 딸을 어떻게 위로할 수 있을지 사노라면에서 만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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