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의 운동

달의 운동

밤하늘에서 가장 밝게 보이는 달에 대해서는 민족마다 전설을 가지고 있다. 우리 민족도 달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가지고 있고, 예로부터 고분벽화에 달의 신을 표현할 정도로 달을 신비하게 여기고, 달 세계를 동경해 왔다.

달을 관측해 보면서 달의 모양이 달라지는 이유를 알아보고, 지구와 태양, 달의 위치 관계에 따라 어떤 현상들이 나타나는지 알아보자.

 

지구의 유일한 위성으로 제일 가까운 천체인 달은 밤하늘에 보이는 천체들 중 우리에게 가장 친숙하면서도 까다로운 존재이다. 달은 뜨고 지는 시각이 일정하지 않고 그 모양이 주기적으로 바뀌기 때문이다. 인류는 이와 같은 달의 모양 변화를 달력에 반영하여 시간의 흐름을 계산해 왔다.

달의 맨눈으로 보면, 표면에 밝은 부분과 어두운 부분이 보이는데, 옛사람들은 그 모습에서 여러 가지 사물을 연상해 전설을 만들어 내고, 달나라를 여행하는 상상을 해왔다.

 

▶ 달의 위상 변화와 공전 주기

달의 모양, 즉 위상의 변화는 달이 스스로 빛을 내지 못하고 햇빛을 받아 반사하는 부분만 밝게 보이며, 달이 지구 둘레를 도는 위성이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즉 지구와 태양, 달의 위치에 따라 지구에서 보이는 위상이 달라지는 것이다.

달의 위상 변화는 약 한 달(29.5일)을 주기로 반복되는데, 이를 삭망월이라고 한다. 삭망월은 태양을 기준으로 하여 달의 위상 변화 주기를 관측한 것으로, 1 삭망월 동안 달은 지구 둘레를 한 바퀴보다 조금 더 돌게 된다.

달이 실제로 지구 둘레를 한 바퀴(360˚) 도는 데 걸리는 공전 주기는 이보다 짧아서 약 27.3일이 걸린다. 이러한 공전 주기는 별(항성)을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항성월이라고 부른다. 삭망월과 항성월의 차이가 생기는 이유는 달이 지구 둘레를 공전하는 동안 지구 역시 태양 주위를 공전하기 때문이다.

삭망월과 항성월

그림과 같이 달이 지구를 중심으로 태양과 반대쪽에서 보름달(망)의 위상을 갖고, 지구와 별을 잇는 일직선 위의 점 M1에 있다고 가정해보자. 달이 공전을 시작하여 지구를 한 바퀴 돌아서 M2의 위치로 오면, 그 기간이 항성을 기준으로 하는 달의 공전 주기인 1항성월이다.

하지만 그 동안에 지구는 태양 둘레를 공전하여 E1의 위치에서 E2로 이동하기 때문에 달의 위상이 보름달(망)이 될때까지 달은 M3 의 위치로 더 가야한다. 이렇게 달의 위상이 보름달(망)에서 다음 보름달(망)이 될 때까지 걸리는 시간이 태양을 기준으로 하는 달의 위상 주기인 1삭망월이다.

달을 지속적으로 관찰해 보면 달의 위상이 주기적으로 변하는 것 외에도 달이 서쪽 하늘에서 지거나 동쪽 하늘에서 뜨는 시각이 매일 조금씩 늦어짐을 알 수 있다. 이것은 달이 지구 둘레를 공전하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즉 지구가 1회 자전하는 동안 달은 공전으로 인해 매일 13.2˚씩 동쪽으로 이동하므로 지구에서 보면 달이 뜨는 시각이 매일 약52분씩 늦어진다.

달이 매달 지구 주위를 한 바퀴 공전하기 때문에 천구에서 달이 이동하는 것처럼 보이는 길을 백도라고 부른다. 백도는 태양이 천구 위를 지나는 길인 황도에 대해 약 5˚ 기울어 있다. 이에 따라 달도 태양처럼 동쪽에서 뜨는 위치와 서쪽에서 지는 위치가 매일 달라지며, 태양과 상대적인 위치에 따라 관측 가능한 시간도 달라진다.

또한 위상이 같더라도 달의 남중 고도의 변화는 태양의 남중 고도 변화보다 더욱 심하다.

한편, 달도 지구나 태양처럼 자전을 하는데, 자전 주기는 공전 주기(항성월)와 같다.

 

월식과 일식

달이 지구 주위를 공전하는 동안 지구를 중심으로 태양과 정확히 반대 방향에서 일직선 상에 놓이게 되면 달이 지구의 그림자 속을 지나는 월식이 일어난다. 또한 달이 태양과 지구 사이에 놓여 정확히 일직선을 이루게 되면 달에 의해 태양의 일부가 가려지는 일식이 일어난다.

즉 우러식은 달이 망의 위치에 있을 때 태양 및 지구와 일직선 상에 놓이게 되면 일어나고, 일식은 달이 삭의 위치에 있을 때 태양과 지구 사이에서 일직선 상에 놓이게 되면 일어난다. 그러나 달이 망과 삭의 위치에 있을 때마다 항상 월식 또는 일식이 일어나지는 않는다.

그 이유는 달의 공전 궤도인 백도가 천구 상에서 황도와 일치하지 않고 기울어 있기 때문이다. 즉 지구와 달, 태양이 같은 평면 상에 놓여 황도와 백도가 만나는 교점 부근에서 삭 또는 망이 될 때에만 일식이나 월식이 나타나는 것이다.

일식과 월식의 조건- 지구 공전 궤도면과 달의 공전 궤도면이 만나는 교선 부근에서 삭 또는 망이 될 경우

달이 지구의 그림자에 완전히 가려지는 현상을 개기 월식이라고 하고, 부분만 가려지는 현상을 부분 월식이라고 한다. 개기 월식이나 부분 월식이 일어나는 동안에 달에 드리우는 지구 그림자의 모양을 통하여 지구가 둥글다는 사실을 확인 할 수 있으며, 지구 그림자의 규모를 통해 달의 크기를 측정할 수 있다. 또한 월식이 일어나는 동안 지구 대기를 통과한 햇빛 중 파장이 긴 붉은 빛이 달의 표면에서 반사되어 보이는 현상을 관찰할 수 있는데, 이 때문에 월식이 진행되는 동안 달이 붉게 보이게 되는 것이다.

일식에서도 달에 의해 태양이 완전히 가려지는 경우를 개기 일식이라 하고, 부분만 가려지는 현상을 부분 일식이라고 한다. 개기 일식은 달의 본 그림자가 지구 상의 일부분에 드리우는 현상이므로, 개기 일식이 일어나는 지구 전체에서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일부지역에서만 볼 수 있다. 한편, 달의 공전 궤도는 타원이기 때문에  달과 지구 사이의 거리가 일정하지 않아, 달과 태양의 겉보기 크기가 달라진다. 따라서 개기 일식이 일어날 때 달의 겉보기 크기가 태양의 겉보기 크기보다 작아지면 달이 태양을 가리는 부분이 작아서 태양의 가장자리 부분이 보이는 경우가 생기는데, 이를 금환 일식이라고 한다.

개기 일식이 일어나는 동안에는 밝은 광구가 가려지기 때문에 평소에 볼 수 없는 채층이나 코로나 등을 관찰할 수 있다. 또한 태양 뒤쪽에 위치한 별에서 나온 빛이 휘어져 우리에게 보이는 현상인 중력 렌즈 효과를 확인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