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행 730편. 내 인생, 빨간 맛
2023년 12월 11일(월) ~12월 15일(금) 한국기행 730편에서는 내인생 빨간 맛이 소개됩니다. 단풍이 지고 코끝이 시려질 무렵 밥상 위 울긋불긋 빨간 맛이 겨울을 맞이합니다.
할머니의 김 모락모락 뜨끈한 시장 국밥 한 그릇부터 찬 바람 불면 그리워지는 섬마을 엄마의 맛, 빨간 장어국수까지 시린 몸도 마음도 달래줄 내 인생 빨간 맛을 만나봅니다.
1부. 불볼락 잡던 날
12월 11일 (월) 목포항에서 4시간 배를 타야 갈 수 있는 머나 먼 섬, 대한민국 최서남단 가거도입니다. 가거도 최초의 여성 이장 노애란씨는 아침 일찍 남편 임권중씨와 함께 불볼락 잡이에 나섭니다.
만선을 기대하며 나간 올 겨울 첫 불볼락 조업. 찬 바람이 불 때 살이 오르는 바다의 붉은 꽃 불볼락은, 가거도에서 부부가 가장 많이 잡는 생선으로 지금부터 2월까지 겨울 벌이를 책임집니다.
여자가 배 타는 걸 금기시 하던 시절, 모두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처음 배에 오른 것이 벌써 20여 년 세월이 되어 이제는 뱃사람 다 됐다는 소리를 듣습니다.
바다 위에서 허기질 때면 즉석으로 불볼락 김치 매운탕을 끓여내는데, 배를 타면서 주민들에게 처음 배운 음식으로, 별다른 양념 없이도 깊은 맛을 내 바쁘고 고된 조업 속 든든히 배를 채워주는 뱃사람들의 영혼의 한 끼랍니다.
요리부터 조타실 조종까지 못 하는 게 없는 애란씨는 선원이자 부기장이자 주방장의 역할을 동시에 수행하는 만능 일꾼입니다. 한편 이 불볼락은 잡아온다고 해서 끝나는 것이 아닌데, 비늘과 내장 손질 작업 후 소금 간을 하고 다시 건조하는 등 우리 식탁 위에 오르기까지 약 10단계를 거쳐야 먹을 수 있는 생선입니다.
먼 섬이다 보니 수협위판장이나 수산시장이 없어 손질을 해서 팔 수밖에 없었다고. 섬등반도를 품은 가거도 2구 항리마을 이장인 애란씨는 이렇게 손질한 생선과 육지에서 사온 과일, 채소를 마을 어르신들의 집집마다 직접 나눠드리고, 지인들에게 불볼락 회와 불볼락 조림을 대접합니다.
열혈 섬 아낙 애란씨의 겨울을 가슴 따뜻하게 해주는 빨간 맛 불볼락 잡던 날 그 현장 속으로 들어가봅니다.
한국기행 정선 아리랑시장 정선5일장 아리랑열차 백두대간힐링로드 신미정 작가
한국기행 정선 가리왕산 오지마을 덕산기 계곡 항골 숨바우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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