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의 철학자들 박순웅 농부 목사 나 하나 밀알이 되어 62회
이번주 6월23일 자연의 철학자들 62회에서는 나 하나 밀알이 되어 에서 자연과 사람이 함께 짓는 농사를 실천하는 농부 목사 박순웅 씨의 철학을 만나봅니다.
■ 가장 아프고 약한 곳으로
“몸의 중심은 심장도 머리도 아니고 가장 아픈 곳이에요. 농업에서는 농촌이 가장 아픈 곳이거든요.”
▶동면감리교회
주소: 강원도 홍천군 영귀미면 공작산로 473-4
연락처: 033-436-6043
강원도 홍천 영귀미면, 자그마한 마을 사락(士樂)골에는 자급자족을 원칙으로 하는 농부 목사 박순웅(62세) 씨가 30년째 한자리에서 농촌교회를 이끌고 있습니다. 오랫동안 보이지 않다가 돌아온 제비 떼를 반가워하고 새들의 쉼터인 울창한 나무를 쉽사리 자르지 못하고, 덜 자란 작물에겐 부모와 같은 마음을 갖습니다.
그는 몸 하나만으로 논과 밭에서 함께 살아가는 곤충들을 만나며 결국 농사는 농부 혼자 짓는 것이 아님을 깨달았습니다. 자연의 미생물들, 귀농 귀촌 식구들은 모두 박순웅 목사의 소중한 교회 안팎의 교인들입니다.
자연 공동체를 이룬 이들의 목표는 하나, 자연과 더불어 모든 생명과 상생하며 순리대로 살아가는 것. 기꺼이 땅에 떨어져 깨지고 썩어 열매를 맺는 밀알처럼, 자연과 사람을 잇는 공동체를 만들어가는 박순웅 목사의 철학은 공동체 식구들의 오가는 웃음 속에서 마을 전체에 울려 퍼집니다.
■ 훔친 마음으로 시작한 농사
“농부나 목회자나 같다고 보거든요. 목사도 농사지을 수 있고 노동자가 될 수도 있고, 목수가 될 수도 있어요.”
박순웅 목사는 모든 생명은 자연 앞에선 동등한 존재라고 여기며 초조하고 불안하게 사는 약자들의 삶을 위해서도 살아갈 줄 아는 겸손한 농부입니다.
생명이 건강하게 살도록 돌봄과 책임을 다하고 약속을 지키는 것이 자신이 할 일이랍니다. 그 때문에 그는 논과 밭에선 한없이 낮은 사람이 됩니다. 맨발로 엎드려 기어 다니며 작물 하나하나 같은 시선에서 보듬습니다. 박 목사의 시선은 작물에만 머물지 않습니다.
30년 전 처음 온 교회에는 자연스레 농사를 짓는 교인들이 주를 이뤘고, 농사짓는 농민들의 마음을 헤아리고 소통하기 위해 진심을 다해 농사를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풀이 잘 자라는 데서 곡식도 잘 자란다는 어르신들의 말씀에, 약을 치지 않고 손으로만 하는 농사, 그 마음을 훔치고 싶었답니다. 박 목사에겐 하나하나 정성으로 키워낸 작물들도, 귀촌으로 만난 베테랑 농부도 모두 벅차게 다가온 행운이었습니다.
■ 혼자 하는 일은 없다
“모두 각자 가지고 있는 자기 삶의 수도자인 거죠.저는 그들과 같이 가고 있는 구도자라는 생각이 더 들어요.”
박순웅 목사에게 자연의 생명들과 아내는 농사를 함께하는 동료요, 마을의 어르신들과 이웃은 자연이 주는 기쁨과 철학을 가르쳐 주는 스승입니다.
농부의 발소리가 들리기 전 새벽녘, 곤충 친구들과 이슬방울은 농사일을 돕는 든든한 동역자. 그래서 자신은 그저 하늘의 섭리를 거들기만 할 뿐이랍니다. 귀촌하여 농사를 지으며 목회활동을 하겠다는 남편을 따라 구두를 신고 무작정 시골 마을에 온 서울 여자, 아내는 그저 남편의 일을 믿고 지지해 줬습니다.
결혼 전 요리도 해본 적 없던 아내는 작은 텃밭을 가꾸며, 서툴지만 자연이 좋아 한 달에 수백 명 가까이 오는 손님들을 싫다 소리 한마디 않고 열심히 대접했습니다. 나누는 기쁨은 곧 자연이 준 선물이었고, 덕분에 박 목사 부부는 젊은 귀촌 귀농인들의 길잡이가 되었습니다. 그뿐인가, 마을 공동체가 가꾸는 텃밭의 선생님으로 인생 2막을 살고 있습니다.
■ 낮은 곳에서, 초록을 올려다보며
“초록을 많이 보면 좋겠어요. 거기에 생명력이 있잖아요. 그게 별거 아닌 것 같아도 나중에는 큰 힘이 됩니다.”
30년을 하루같이, 들여다보아도 땅과 흙의 섭리는 신기하기만 합니다. 농부에겐 늘 풀이 골칫거리지만 풀씨의 생명을 가득 품은 흙처럼 고마운 존재가 없습니다.
작은 공동체의 시작, 그의 교회 앞마당에선 박 목사의 30년 지기 느티나무가 미래세대인 아이들에게 제 몸을 내어 그네를 태워줍니다. 하늘을 보고, 초록을 본 아이들의 생명력과 생장력은 느티나무만큼이나 강하다는 것을 그는 믿습니다.
절기 교육과 함께 자연과 더불어 사는 삶... 돈으로도 살수 없는 재산을 물려주는 것이 그의 목회 철학이기도 합니다. 생명을 키우며 만물을 품을지라도 높아지지 않고 여전히 하늘 아래서 제 할 일을 하는 땅처럼 그도 맨몸으로 가장 낮은 자세로 겸손히 살아가길 희망합니다.
이번주 6월 23일 금요일 저녁 자연의 철학자들 62회 나 하나 밀알이 되어에서 만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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