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행 포항 구룡포 모리국수 식당 55년 이순화 해풍국수공장 택배 주문

한국기행 731편 국수 로드

2023년 12월 18일 ~ 2023년 12월 22일 한국기행 731편에서는 국수 로드가 소개됩니다. 쌀쌀한 날씨의 여파인지 또 한 해를 떠나보내는 아쉬움 때문인지 한껏 움츠려든 몸과 마음을 달래고 싶은 이맘때, 뜨끈하고 쫄깃한 국수 여행은 어떤가요?

밀가루가 귀해 잔칫날에만 먹었던 시절부터 밥 다음으로 많이 먹는 음식이 되기까지 오랜 세월 우리와 함께하며 맛도 모양도 다양해진 삶의 희로애락이 담긴 국수입니다.

그 가닥처럼 길고 오래오래 행복하고 싶어 특별한 날이면 국수를 먹었다는 조상들처럼 아쉬우면 아쉬운 대로, 좋았다면 좋았던 대로 떠나가는 한 해를 잘 마무리하고 다가오는 새로운 해의 인생 여정을 잘 살아가자는 소망을 담아 국수 여행을 떠나 봅니다.

12월 19일 (화) 신라 진흥왕 때 앞바다에서 10마리의 용이 승천하다가 1마리가 떨어져 아홉 마리만 승천한 포구라 하여 ‘구룡포’라는 지명이 붙었다는 경북 포항시 구룡포읍입니다.

이곳 사람들에게 국수란 인생에서 빠질 수 없는 음식입니다. 먹을 게 부족하던 시절, 구룡포 뱃사람들이 남은 해산물이며 채소며 ‘이것저것을 모아 만들어 먹었다’하여 ‘모으다’의 경상도 방언으로 이름 붙여진 모리국수입니다.

구룡포에서 아내, 장모님과 함께 식당을 운영하는 김수옹 씨가 오늘 추운 겨울날에도 어김없이 바다로 나가 작업하는 해녀들과 그런 해녀 어머니 인덕 씨를 위해 홍게를 넣고 팔팔 끓인 모리국수를 준비했습니다.

말똥성게를 잡고 돌아온 구룡포 해녀 군단의 언 몸을 녹여준 뜨끈한 모리국수 한 그릇에 다들 웃음꽃이 피었다는 후문입니다. 과거, 구룡포에는 많은 국수 공장들이 있었습니다. 55년 동안 억척스럽게 일궈온 국수 공장을유일하게 지켜오고 있는 이순화 할머니입니다.

지금은 연로한 노모의 뒤를 이어 아들 하동대 씨가 2대째 가업을 잇고 있습니다. 어머니와 보낼 수 있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생각에 원래 하던 일도 그만두고 고향으로 돌아와 국수 일을 시작했다는 동대 씨는 오늘도 해풍에 국수를 말려 면을 만들고 있습니다.

매서운 바닷바람 속에서도 구룡포 사람들로 하여금 또다시 내일을 살아가게 하는 힘의 에너지원에는 언제나 국수가 있었습니다. 이들의 국수 이야기를 따라 구룡포로 떠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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