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먼다큐 사노라면 603회 지리산 뱀사골 부부의 무공해 사랑
이번주 휴먼다큐 사노라면 603회에서는 지리산 뱀사골 부부의 무공해 사랑이 방송됩니다.
▶지리산 뱀사골의 입소문 난 산골 식당
지리산 최고의 청정오지 뱀사골 와운마을에는 이완성 씨와 김귀순 씨 부부가 삽니다. 구름도 쉬어간다는 해발 700고지, 산골에서 식당을 하는 부부. 깊고 외딴 골짜기지만, 식당은 입소문 듣고 찾아온 손님들로 철마다 북적입니다.
비결은 지리산 자락에서 키운 푸성귀와 아찔한 절벽에서 손수 따온 석이버섯 등 무공해 식재료. 이처럼 귀한 무공해 식재료에 주인장의 손맛을 더해 만든, 탱글탱글한 도토리묵과 엄나무, 둥굴레, 도라지 등 갖은 약재를 넣고 뭉근하게 끓인 백숙 요리는 인기 메뉴입니다. 하지만, 산골 식당의 자타공인 시그니처 메뉴는 남편 완성 씨가 직접 절벽에 올라 채취한 석이버섯 전. 쫄깃쫄깃한 식감이 일품입니다.
뱀사골 무공해 식당 정보는 아래에 있습니다.
▶ 누운골
주소: 전북 남원시 산내면 와운길 253
연락처: 010-6557-1132
새벽 다섯 시면, 어김없이 하루를 시작하는 아내 귀순 씨. 음식의 맛은 정성이 좌우한다는 나름의 지론으로 나물 반찬 하나도 정성을 기울여 만듭니다. 부지런하기론 뱀사골에서 따라올 자가 없다는 그녀와 느긋하기 그지없는 만능 재주꾼 남편 완성 씨. 성격만큼이나 외모도 정반대입니다. 완성 씨의 덥수룩한 수염과 바짝 튼 상투 탓에 간혹 ‘시아버지와 며느리’ 사이로 오해까지 받는답니다. 산골 식당의 또 다른 입소문을 이끈 이들 부부는 어떻게 만나, 산골까지 오게 됐을까.
이들의 결혼은 시작부터 드라마틱했습니다. 부모가 느닷없이 주선한 선 자리에서 처음 만났다는 둘은 서로에 대한 첫인상이 좋을 리 없었습니다. 완성 씨는 6살이나 어린 귀순 씨가 낯설었고, 귀순 씨는 눈꼬리가 쪽 올라가 산적 두목을 연상시키는 완성 씨 외모가 마음에 걸렸습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부모님은 맞선 날짜로부터 보름 뒤에 결혼식까지 잡아버렸답니다.
결국, 대형 사고를 치고 만 귀순 씨. 결혼식을 3일 앞두고 잠적한 것입니다. 다행히 결혼식 30분 전에 식장에 돌아왔지만, 그 마음이 오죽했을까.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귀순 씨의 여동생이 신부 화장을 받고 대기하고 있었다는 사실은, 지금도 집안의 전설처럼 전해집니다.
부랴부랴 분가루를 바르고 결혼식을 올리고, 쿨쿨 잠만 잤다는 9박 10일간의 신혼여행을 마치고 드디어 부부가 된 두 사람. 비록, 시작은 순탄치 않았지만, 지난 31년 동안 다투고, 화해하고, 위로하고, 보듬으며 함께 보내는 동안 지리산의 산과 물처럼 정다워졌습니다. 부슬부슬 비가 오면 함께 ‘비멍’을 즐기고, 반짝 날이라도 개면 계곡으로 물놀이를 갑니다. 출출하다는 귀순 씨의 한마디가 떨어지면, 완성 씨는 언감생심 산골에선 꿈도 못 꾸는 짜장면을 뚝딱 만들어내며, 둘은 이보다 다정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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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에서 완성의 삶을 만들어 가는 부부
‘완성’이라는 이름과 달리, 남편 이완성 씨의 삶은 번번이 ‘미완성’에 가까웠습니다. 결혼 후, 좀 더 잘살아보려 도시로 가 꼬막 배달과 생선 장사를 했지만, 파는 것보다 남는 물건이 더 많았습니다.
결국, 눈덩이처럼 늘어나는 빚에 남편의 고향인 뱀사골로 내려온 부부. 당시, 수중엔 둘째 아이 분유 값 1만 7천 원이 전부였습니다. 당장 아쉬우니, 버려진 관사에서 잠을 청하고, 세탁기도 없어 한겨울엔 얼음장을 깨고 아이 기저귀를 빨며 눈물을 삼켜야 했던 세월. 헤어 나올 수 없을 것만 같던 가난한 시절이었지만, 부부는 지리산에서 살길을 찾아냈습니다.
목숨 내놓고 따야 한다는 절벽 위의 석이버섯과 지리산의 산야에서 자라는 무공해 식재료가 그랬습니다. 위험 무릅쓰고 절벽을 오르고, 새벽부터 부지런을 떤 끝에 식당 운영 10년 만에 그 많던 빚을 청산한 부부.이들의 보물 같은 지리산에도 어느덧 가을이 찾아왔습니다.
이는 풍성한 수확의 계절이 돌아왔다는 의미입니다. 귀순 씨를 위해서라면 별도 달도 따줄 듯하더니, 기어이 높다란 잣나무에 오른 완성 씨. 아내에게 고소한 가을의 맛, 잣송이를 선물하려는 것인데, 지켜보는 귀순 씨는 걱정이 태산처럼 쌓여갑니다. 서로를 아끼는 마음 가득한, 산골 부부의 사랑은 이 가을에 또, 얼마나 더 깊어갈까. 이번주 사노라면에서 완성의 삶을 만들어 가는 부부를 만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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